5.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산책

천주교 신자라면 아마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서소문 역사 공원은 한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나도 천주교 신자여서 당연히 이곳을 알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오셔서 이곳에서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올리셨다. 교황님이 여러 순교성지들 중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한 것은 이곳이 대한민국 최대의 순교성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조선 시대 서소문 밖은 공식 처형지 였다고 한다. 각종 사건과 범죄, 난에 연루된 죄인들이 여기서 처형되었다. 천주교 박해가 시작된 후 서소문 밖 처형장은 천주교 신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순교터가 되었다. 그 시절 순교자들은 조선 시대 숭배하던 유교 사상이 아닌 서학(西學)을 믿는다는 혐의로 붙잡혀 고문을 당하고 고초를 겪다 이곳으로 끌려왔다.

이미 몇 번 방문을 했었지만 다시 가도 또 다른 느낌을 받는 곳이기에 올 때마다 새롭다. 오늘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과 서소문순교성지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2014년 한국에 오신 프란치스코 교황님 모습



서소문성지 공원의 의미와 역할

공원에 있는 순교자 현양탑


서소문 밖 사거리는 조선후기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장소다.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 1945년 광복 이후 염천교 수제화 거리로 상권의 발판이 되는 등 우리 삶의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라 할 수 있는 곳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그러한 의미가 있는 장소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담은 서소문성지 역사 박물관이 개관하면서 그 숨결을 이어 나가고 있다.

역사적 배경

서소문 성지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조선 중기 이후 300여 년간 처형장으로 이용 되었기에 많은 애환이 서린 장소이다. 특히 신유박해에서 병인박해에 이르기까지 서학을 믿고 따르던 많은 천주교인들이 처형된 천주교 박해의 장소이고 이를 기리고자 44인의 성인이 시성 되면서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적인 성지로 알려지게 되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조선 후기 한국 교회사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이다. 한국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천주교의 약사를 가지고 있다.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서학을 학문으로 받아들이며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민중을 통해 퍼져나가 자발적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세례를 받고 신부님을 모셔오는 등 자립적으로 종교를 키워나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는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현상이라고 한다. 당시 유교사상이 뿌리 깊었던 조선시대에는 이를 유교사상의 근간을 흔드는 사상으로 보고 무자비하게 탄압하기 시작하였다. 그 당시 천주교인들이 처형된 장소가 바로 서소문성지공원이고 그 자리에 서소문 역사 박물관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입구에서 부터 진입로를 지나면 진입 광장이 등장한다. 전시된 작품들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지하 1층에 도서관과 세미나실이 나타난다. 지하 2층에는 다양한 기획 전시와 소 강당이, 지하 3층에는 전시 시설인 콘솔레이션홀, 상설 전시실 그리고 하늘 광장이 있다. 

하늘 광장은 지하 3층에서 지상 공원까지 뚫려 있는 구조로 땅과 하늘이 소통하는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의 공간 개념을 나타내준다고 한다. 이곳에서 올려다 보는 하늘은 슬픈 기억이 서려있는 곳 이여서 그런지 여느때와는 다른 기분을 들게 해준다.

가장 인상적인 공간인 지하 3층의 콘솔레이션홀은 위로, 위안을 뜻하는 곳으로 조선시대 이 땅에서 목숨을 다한 모든 이들을 위로하고,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위안과 평화로움을 주는 공간이라고 한다. 또 고구려 무용총의 내부 구조에 모티브를 둔 이 공간 속에 박해 시기에 순교한 성인 다섯 분의 유해를 모신 곳이 자연광으로 비추어지고 있어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어둡지만 자연광으로 인해 어둡지 않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그 공간에서 정말 위안이 느껴지는 듯한 명상에 잠기기 딱 알맞은 공간이다. 다양한 예술 작품과 꼭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와서 볼 만한 기획 전시 등도 열리고 있으니 복잡한 머리를 식히고 싶거나 마음이 어수선 할 때 찾아보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위치 및 운영 시간 / 미사 시간 안내

운영 시간 안내

일요일 / 09:30 ~ 17:30 (입장마감 17:00)
월요일 휴관 /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관
화요일 / 09:30 ~ 17:30 (입장마감 17:00)
수요일 / 09:30 ~ 17:30 (입장마감 17:00)
목요일 / 09:30 ~ 17:30 (입장마감 17:00)
금요일 / 09:30 ~ 17:30 (입장마감 17:00)
토요일 / 09:30 ~ 17:30 (입장마감 17:00)

미사 시간 안내

일요일 / 11:00, 15:00
월요일 휴관
화요일 / 11:00, 15:00
수요일 / 11:00, 15:00
목요일 / 11:00, 15:00
금요일 / 11:00, 15:00
토요일 / 11:00, 15:00(주일 특전 미사)

주변 가 볼만한 곳

서울 중림동 약현 성당과 명동 성당. 명동 성당은 무척 잘 알려진 성당이지만 신자가 아니라면 중림동 약현성당은 아마 거의 모를 것이다. 서울역 뒤편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약현성당은 명동성당 보다 먼저 지어진 성당이다. 건축양식은 명동성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약현성당을 그대로 확대해서 지어진 것이 명동 성당이기 때문이다. 명동성당은 웅장한 느낌이 들지만 약현성당은 그에 비하여 아기자기한 느낌이 강하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서소문 성지를 방문하고 두 성당을 방문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림동 약현성당과 명동 성당의 모습

가까운 명동 맛집 칼국수와 명동 카페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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