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국립 4.19 민주 묘지는 1960년 3월 15일 부정 선거를 자행한 권력에 저항하다 같은 해 4.19 혁명에 희생되신 224분의 묘가 있으며 이를 기리는 기념 탑이 세워져 있는 곳이다.
사실 이곳을 방문해보려고 갔던 것은 아니고 인근에 가보고 싶은 카페가 있어 발걸음 했다가 들르게 되었던 곳인데 주변의 풍경이 너무 수려하고 역사적인 의미도 남다른 곳이라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뒤로는 북한산이 보이고 주변으로는 소나무, 향나무, 단풍나무 등이 가득해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도록 꾸며져 있고 상징 문, 민주의 뿌리, 정의의 불꽃 등 조각 작품들과 연못도 있었으며 잘 정비해 놓은 산책로가 걷기에 더없이 좋게 마련되어 있는 곳이었다.
기념탑과 분향소
목차
4.19 민주화 운동의 발생 배경
4.19 민주 혁명은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독재 권력에 대항한 민중들의 혁명이었다. 우리나라는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 이후 1948년 남한만의 단독 선거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지만 1950년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 전쟁을 겪게 되었으며 분단의 아픔을 갖게 되었다. 장장 3년 이라는 시간 동안 치르게 된 전쟁으로 우리나라는 완전히 폐허가 되었고 수많은 전쟁 고아들이 생겨나게 되었으며 국가 경제는 자생력을 잃고 외국의 도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 되었다. 국가를 재건하고 경제를 살려야 하는 이승만 정권은 자신들의 욕심으로 장기 집권을 꿈꾸며 부산 정치 파동과 사사오입 개헌 및 반대 세력에 대해 온갖 정치적 탄압과 부정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실망한 국민들이 1956년 의원 선거에서 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자 불안해진 여당은 1960년 3월 15일에 있을 선거를 대비해 1년 전부터 대대적인 부정 선거를 계획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하여 민심은 들끓었고 4.19 민주화 운동으로 번지게 되었다.
민주 혁명의 전개 과정
1) 대구 2.28 민주화 운동
1960년 당시 야당 부통령 후보인 장면의 대구 지역 유세가 2월 28일 예정되어 있었는데 전국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이에 이승만 전부는 대구 시민들의 유세장 집결을 막으려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고등학생들을 강제로 등교하도록 하는 등 방해를 자행했다. 당시 경북 고등학교를 비롯하여 분노한 학생들은 학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거리로 나와 격렬한 시위를 시작했다. 2.28 민주화 운동은 대구 지역의 고교생을 중심으로 일어난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었다.
당시 학생들의 결기와 비교해 보면 나의 고교 시절은 너무 어리고 약하게만 느껴지는데 그 시절 학생들의 태도는 정말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2) 대전 3.8 민주 의거
이 역시 대전 지역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일어났던 저항 운동이다. 당시 경찰들이 이 학생들을 강제로 연행하고 구속하는 공포 속에서도 학생들은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은 충청지역 최초의 학생운동이며 4.19 혁명의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3) 이승만 정부의 3.15 부정 선거
대통령 선거의 승리가 불확실해진 이승만의 자유당은 12년간의 장기 집권을 연장하고자 미리 선거 조작을 계획하였다. 집권 당인 자유당의 이기붕을 부통령에 당선 시켜 당시 고령의 나이였던 이승만이 사망하면 권력을 이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부정 선거를 기획하였다. 이 외에도 경찰 조직을 활용하는 등 갖은 부당한 방법을 이용하여 방해 공작을 펼쳤다. 이기붕 부통령 후보의 표가 100% 가까이 나오자 내무부 장관이 득표수를 줄여서 발표하는 일까지 생겼으며 부정 선거 결과, 이승만 대통령이 963만표(85%), 부통령 이기붕 833만표(73%)로 당선됐다. 지금으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부정 선거가 아닐 수 없다.
4) 마산 1차 시위
여당인 자유당이 장기 집권하려고한 3·15 부정 선거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였다. 마산 시민과 학생들은 3월 15일 부정 선거 무효를 외치며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를 강제 해산 시키려고 경찰이 시민을 향해 발포했고 사망 7명, 중상 1명, 실종 1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이때 실종된 학생이 김주열이라는 16세 소년이었는데 이 소년으로 인해 2차 시위까지 벌어지게 된다. 관련한 이야기가 몇개월 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에 나온 적이 있었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
5) 마산 2차 시위
자유당 정권은 공산당이 마산 시위를 주도했다고 헛소문을 퍼트리고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후에 광주민주화운동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그러다 시위 중 실종된 16세 김주열의 시신이 왼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참담한 모습으로 4/11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되자 격노한 시민들은 경찰의 만행과 부정 선거를 규탄하며 2차 시위를 벌였다. 그 와중에 경찰이 쏜 총탄에 수십 여명이 부상을 입자 시위는 더욱 대규모로 확대되었으며 이러한 마산 시민과 학생들의 투쟁은 전국적으로 번져나가 4·19 민주화 혁명으로 이어졌고, 4월 26일 이승만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기에 이르렀다. 3·15 의거는 대한민국 최초의 유혈 민주화 운동이 되었다.
6) 4·18 고려대 의거 및 피습
1960년 4월 18일 3000여명에 달하는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마산 사건의 책임자를 즉각 처단하라는 선언문을 낭독한 후 국회 앞까지 진출하여 평화적인 연좌 시위를 하였고 시위 대열에 수많은 시민과 중·고생들이 뒤따랐다. 그러나 학생을 노린 정치 깡패인 반공 청년단이 흉기를 휘두르며 피습하였고 수백명의 학생들이 부상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 피습 사실이 다음날 언론에 보도되자 분노한 시민과 학생들이 거리로 나오게 되었고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며 4·19 민주화 혁명이 시작되었다.
7) 4.19 피의 화요일
마침내 4월 19일, 수만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부정선거 타도, 독재타도를 외치며 서울 시내를 누볐고 시위대는 어느새 10만 넘어서 대통령이 있는 경무대로 향했다. 대규모 시위대가 경무대에 이르자 경찰이 집단 발포하여 200여명의 부상자와 사망자가 속출했다. 집권당의 강경한 대응에도 시위가 수도권을 비롯 부산, 광주 등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정부는 전국에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다. 이날의 유혈 사태 책임을 지고 국무 위원과 부통령이 사표를 냈으나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당 총재직만 사퇴하겠다며 권력을 유지하려고 하였다. 권력자 한 사람의 탐욕과 욕심이 얼마나 모두를 고통으로 몰아 넣는지 우리는 과거를 보며 오늘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8) 4.26. 이승만 대통령 하야
시위대는 4월 25일부터 정권 퇴진과 대통령 하야를 강력하게 요구했고, 이승만 동상을 끌어내리는 등 시위를 계속했고 당시 계엄 사령관이었던 송요찬 장군은 학생들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인정하여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였다. 국회는 물론 미국 대사와 일부 각료가 거듭 하야를 설득하자 마침내 이승만 대통령은 26일 “국민이 원한다면 물러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로써 부정 선거와 장기 집권을 계획한 자유당 정권은 무너졌고 불의에 항거한 ‘피의 화요일’의 희생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지게 되었다.
내가 누리는 지금 이 민주주의와 자유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이번 방문과 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4.19 민주 묘지 이용 안내
운영 시간 안내
- 하절기(3월~10월): 06:00 ~ 18:00
- 동절기(11월~2월): 07:00 ~ 17:00
- 기념관 휴관일: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이 휴관)
주차 안내
- 이용시간: 09:00 ~ 폐문시까지
- 주차대수 100대, 주차 2시간이내 가능(유족은 제외)
방문 시 유의 사항 안내
- 안내견 이외의 반려 동물 동반 금지
- 달리기, 자전거, 퀵보드, 공놀이 등 금지
- 음주, 흡연, 장난․소란 행위 금지
- 잔디밭 출입, 돗자리 사용 금지
- 조형물에 올라가는 행위 금지
이 곳은 모두에게 열려있는 곳이지만 징소의 특성을 고려하여 너무 소란스럽거나 비 배너적인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조용히 산책하고 묵념 하는 것이 어떨까. 우리에게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리게 해주신 많은 영령들을 생각하며 참배하는 마음으로 다녀오면 너무 의미가 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