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떡볶이를 많이 좋아한다. 국물 떡볶이부터 즉석 떡볶이 까르보나라 떡볶이 등 퓨전까지. 떡볶이 종류라면 가리지 않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독특한 떡볶이와 장소를 소개하려 한다. 바로 서촌 명물 통인시장과 기름 떡볶이. 대학시절 이 동네에 살던 친구 덕분에 알게 된 음식인데 처음 먹어보고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20년이 넘은 지금도 자주 찾는 장소이자 음식이 되었다. 통인 시장이라는 전통 시장이 주는 특별함도, 다른 곳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떡볶이의 신선함도 모두 충족시켜주는 나만의 힐링 스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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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통인시장에 대하여
통인 시장은 1941년 6월 일제 강점기 효자동 인근 일본인들을 위해 설립된 공설 시장이 모태라고한다. 6.25 전쟁 이후 서촌 지역의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한 소비 공간의 필요에 따라 공설 시장 주변으로 노점과 상점이 형성되면서 점차 시장의 형태를 갖추어 나가게 되었다. 전체 75개의 점포로 구성된 통인시장은 식당과 반찬가게 등 요식 관련 점포가 많이 분포되어 있고, 채소와 과일, 생선 등 1차 생산 품목이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 공산품과 옷 수선, 구두 수선집, 와인 가게 등이 일부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오랜 전통을 지닌 골목형 재래시장, 전통과 예술이 함께하는 통인 시장의 슬로건처럼 앞으로 전통시장의 선순환이 더욱 기대가 된다.
통인 시장의 특별함 엽전도시락
2010년 서울시와 종로구가 주관하는 ‘서울형 문화시장’으로 선정된 이후 시장이 현대적으로탈바꿈하게 되었으며 2012년 1월부터 ‘도시락카페 통(通)’을 운영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500원에 엽전 한 냥. ㅎㅎㅎ 귀엽다. 엽전 교환소에서 엽전을 바꾸고 나면 가게에 입구마다 도시락 가맹점이라고 씌여 있는 곳에서는 엽전을 내고 음식을 도시락에 받을 수 있다. 만원이면 충분하게 바꿀 수 있고 남은 엽전은 환불도 된다.
도시락에 다 원하는 음식이 다 채워졌다면 도시락 카페(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장소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에 와서 밥을 별도로 구입한다. 밥은 엽전 2냥 즉 1,000원!
도시락 카페에서는 퍼키와 음료도 판매하고 있으니 이 곳에서 모두 해결이 가능하다는게 아주 큰 장점이다. 주말에는 사람이 당연히 많은 편이고 주말에도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도 자주 이용한다고 하니 우리 회사 근처에도 있었으면 할 정도로 아쉬움이 크다. 나 진짜 단골 할 수 있는데…
도시락 들고 다니며 엽전 내고 음식 받아가는 아이들이 너무 귀엽다. 가족 단위 손님도 많고 도시락 하나로 나눠 먹으며 데이트 하는 연인들도 많다. 오랜만에 방문해서 그런지 바글바글한 사람들에도 기분이 좋고 괜히 에너지가 생기는 기분이다. 아주 인기가 많은 테마 이기도 하니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한번 쯤 방문해서 직접 체험해보면 먹는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엽전도시락카페 운영 시간 안내
- 도시락 카페 이용 시간
매주 월요일 & 매달 세번째 일요일 휴무
– 평일 11:00~16:00 (엽전판매 ~15:00)
– 주말 11:00~17:00 (엽전판매 ~16:00)
명물 기름 떡볶이
나에게 통인 시장=기름 떡볶이 이다. 처음 맛본 날 정말 혼자 10인분은 먹을 수 있다며 마구 먹던 게 아직도 생각난다. ㅎㅎㅎ 물기 많은 소스 없이 기름으로 볶아서 만든 떡볶이다. 사실 다른 떡볶이는 볶는 요리가 아니라 국물과 함께 끓여내거나 끓인 뒤 국물을 졸여내는 요리로, 사실상 볶음 요리는 아닌 것에 반해 이건 진짜로 볶는다. 요리법이 간단하고 일반 떡볶이보다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고추장과 간장, 기름만으로 만드는 것이나 잘못하면 타기 쉽기 때문에 제 맛을 내는 것이 쉽지 만은 않지만 백종원 레시피 부터 해서 다양한 레시피들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기 쉬워졌다. 일단 팬을 충분히 달구어야 하고, 떡이 다 익은 후에도 충분한 시간 동안 굴려가면서 익혀서 바삭한 겉면 만드는 것이 요령이다. 맛은 떡고치와 유사한 편이다.
기름 떡볶이 역사
최초 발생 장소는 알 수 없으나, 1971~72년 통인동에서 가까운 옥인동(행정동명 누상/누하동) 시장과 금천교 시장에서 이미 팔리고 있었다. 당시 기름 떡볶이는 현재 처럼 기름이 흐르고 마늘과 고추장이 매우 많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개성식이라고 하여 간장과 고춧가루가 요즘 것의 절반 이하로 들어가고 오랜 시간 철판에서 볶아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나는 음식이다. 떡도 흔히 쓰는 AA 건전지 굵기가 아니라 더 가늘어서 AAA 건전지 정도 사이즈다. 간이 약한 편이라 굵은 떡을 쓰면 맛이 싱거워지기 때문이다. 통인 시장의 것과 달리 진한 맛과 양으로 승부하는 음식이 아니라 깔끔한 간식 개념.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의 입맛에는 맛이 싱거운 편이라고 한다.
2010년 이후에 방송 매체를 통해서 사직공원 옆에 있는 통인시장 기름 떡볶이가 원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시대가 변화하면서 70년대 초의 오리지널 기름 떡볶이에 비하면 양념이 많은 편으로, 원형과는 거리가 꽤 있다고 한다.(하지만 내 입맛에는 안성맞춤!) 사실 원조와 통인 시장식 어느 쪽의 맛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취향 차이로 호불호가 갈릴 뿐이다. 이러한 사실을 몰랐을 때는 통인 시장식 기름 떡볶이가 원조라고만 알고 있어서 그 맛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다른 맛도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다음엔 금천교 시장에서도 맛봐야지.
기름 떡볶이 조리법
- 통인시장식 : 떡볶이떡, 고춧가루, 고추장, 고추기름(대신 그냥 기름), 글소스(대신 간장), 맛술, 다진 마늘
- 옥인동/서촌시장식 : 떡볶이떡, 고춧가루, 고추장(선택) / 진간장 , 기름(콩기름), 조미료, 맛술(선택)
통인동식, 옥인동식 어떤 식이든 기름 떡볶이는 양념이 너무 많으면 느끼하고 좋지 않으니 맛술 양을 줄이거나 고춧가루를 조금 더 넣어도 된다. 양념은 미리 만들어 두고 숙성 시키면 고춧가루의 맛이 우러나오므로 맛이 더 풍부해진다. 볶을 때 너무 과하면 고춧가루가 타 버릴 수 있으므로 주의. 기름은 충분히 둘러야 안 타고 맛있다. 기름을 너무 많이 썼다면 낼 때에는 키친타월에 굴려서 기름을 제거하는 쪽이 너무 느끼하지 않아서 좋다.
양념이 타지 않고 표면이 바삭거리게 하는 쉬운 방법은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떡만 볶아서 표면이 단단하게 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준비한 양념을 넣고 마저 볶아 양념의 수분을 날리면 된다. 양념이 타지 않게 하는 빠른 손놀림과 불 조절이 관건이다.
원조 할머니 떡볶이와 원조 정할머니 떡볶이
두 곳 모두 방문해본 결과 사실 어디가 원조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둘 다 맛있어… 두곳 모두 떡볶이 외에 전 전 종류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 떡볶이와 함께 먹는다면 그 든든함이 두배가 될 것이다. 다만 나의 개인적인 평을 곁들이자면 원조할머니보다 정할머니가 식감이 조금 더 촉촉하고 말랑한 느낌이랄까. 양념이 좀 더 많아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여서 어디가 더 맛있다 없다 를 논하기 어렵다. 나는 다시 방문했을 때 줄이 좀 더 짧은 곳에서 먹을 생각이다 ㅎㅎㅎ 다시생각해도군침이 도는 것이 다음 주에 또 갈 것 같은 기분이네.
서비스로 주신 동태전~ 이런 게 바로 시장 인심~~
통인 시장 가는 길 안내
통인시장 (고객센터 T.02-722-0911)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5길 18
3호선 경복궁역(정부서울청사) 2번 출구, 도보 5분
통인 시장 공식 홈페이지 보러 가기
■ 버스 이용 시
1020, 1711, 7016, 7018, 7022, 7212, 8002, 종로09
통인시장.종로구보건소 하차
■ 지하철 이용 시
경복궁역 2번출구 도보 350m주차정보 신교공영주차 (유료) 10분당 300원